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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6년에 읽은 책들

didQk 2016. 11. 22. 01:42

작년 11월 중순 쯤 독서모임이란걸 시작했다.

큰 맘 먹고 한 그런 모임이 아니라

책 한 권 읽고 생각하고 느낀 점들을 교류하는

그런 정도의 모임 정도로 생각하고 한다고 했었다.


회사에서 월욜부터 토욜까지, 공휴일없이 주 60시간 넘게 일하다보니

다른 사람들도 만나보고 싶었고

스스로가 고갈되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고 해서.

무엇보다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전부터 하고 있던 터라.


근데 그렇게 하기로 한 첫 모임의 책이

시지프 신화였다.


까뮈의 시지프 신화를 몰랐기에 내가 그걸 읽는다고 한거다.

한글을 읽지만 한문을 읽는 느낌,

글자를 따라 읽고 있다보면 어느새 잡생각 하고 있는 나를 발견하게 됐다.


도대체 뭔 책이 이래!!!!!!

부조리를 얘기하지만 이따위로 불친절하게 쓴 작가 너라는 새끼도 졸라 부조리하다!

라는 생각을 2만3천번 정도를 하며 책장을 넘겼을 거다.

페북이어서 이렇게만 쓰지 오프라인에서 얘길 했다면

누가 들으면 요새 정치 욕하는 앤줄 알았을 듯.


결국 뭔 소리인지 모를 그 책을 토론한답시고

우리의 아지트가 된 브릭스에서 네 명이 모여 시작했다.


그리고 1년이 지났다.


2주에 한 권씩 읽기도 벅차서

출퇴근 지하철에서 숙제하듯 읽고

그마저도 느린 속도에 밤늦게까지 읽고 그랬었는데


1년이 지난 지금 세어보니 대략 35권 정도를 읽었다.

한 달에 세 권을 봤다니.

말 도 안 돼. 언빌리버블. 정녕내가읽은것이란말인가


누군가에겐 많지 않은 숫자일 수도 있고

누군가에겐 많은 숫자일 수도 있겠지만

그 이전 몇 년간 책 한권 제대로 읽은 적 없던 나여서

참.   신기한 것 같다.


책읽는 속도가 느리니까

지하철에서 꼬박꼬박 읽었다. 정말 숙제하듯이. 시간은 없고.

안 읽고가는건 정말 싫어서.

그리곤 어느새 습관이란게 되었다는게 너무도 신기하다.


독서모임에서 읽기로 한 책 외에도

땡기는 책도 보고, 누군가 재밌다고 한 책도 보고 그랬다.


그렇게 책을 읽다보니

뭔가 더 지혜로와졌다거나 하는건

정말 1도 없다.


그냥

재밌는 책이 참 많다는 거.

더 많이 보고 싶다는 거 정도를 느꼈다.


물론 알고 있는 지식의 폭은 좀 넓어지긴 했겠지만

텍스트와 개념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라

이미지와 뉘앙스로 기억하는 뇌를 가져서

무슨 내용이었는지 설명하려하면 사실 말을 잘 못하겠다. ㅋㅋㅋㅋㅋㅋ


어쨌든 보람차다.

읽었던 책 중에 괜찮았던건 하나씩 감상평을 올려봐야징 키키

아래는 일년 동안 읽은 책들이다.

읽은 시간 순으로 적으려 하긴 했는데 이걸 어떻게 정확히 기억하겟어 ㅋㅋ


- 시지프 신화 (주겨버려)

-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(원하던게 아니었어..)

-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(아아.. 참 글을 아름답게 잘 쓰시는구나ㅜㅜ)

- 지와 사랑 (요새 번역된걸로도 읽어보고 싶다)

- 어떻게 살 것인가 (정치얘기 안하는 척 다한 유시민)

- 위대한 개츠비 (책보고 영화보니까 영화가 더 잼났다)

- 노동의 종말 (이 책을 보고 얼마 뒤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었다. 정말 종말할 것 같았다.)

- 도련님 (할멈~)

- 김대식의 빅퀘스천 (당신은 과학자인가)

- 앵무새 죽이기 (명작. 다른 새는 죽여도 되지만 앵무샌 안돼!)

- 장미의 이름 (분명 재밌긴한데 요즘 시대 미드 추리물 보고 읽으면 미지근할..)

- 스노우 블라인드 (아이슬란드! 눈온다! 그놈을잡아야돼!)

- 강신주의 감정수업 (역시 수업은 지치고 힘들다.)

- 오래된 미래 (라다크. 세 얼간이 란초의 고향! 너무 미화한 거 같아)

- 채식주의자 (이게왜상을받았을까)

- 사피엔스 (졸잼! 이런스타일 좋아)

- 내 심장을 쏴라 (하아... 결말로 갈수록 하아...이건 봐야해!!)

- 7년의 밤 (짱재밌다. 영화로도 나온다니 그전에 한번씩 보길)

- 왓칭 (음. 이런게 있으니 우주의 기운이니 이런 얘길 하는겨)

-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(양성자를 연구하여 우주의 원리를 밝히려는 두꺼운 책. 재미는 있었어)

-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(그 다섯가지 힘이 뭐였는진 기억안난다)

- 유럽연합의 종말 (EU에 대해 아는 척 하기 좋은 책)

- 끌리는 온라인 마케팅 (음 많이 끌리진 않았어)

- 95%의 법칙 (좀 신선했던 브랜딩 관련 책) 

-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(내 얘긴줄)

- 디퍼런트 (명작. 정말 정직하게 쓰신 좋은 책. 차별화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)

- 당신이 화내는 진짜 이유 (그 이율 찾지 못했어..)

- 마케팅 평가 바이블 (책 제목 지은 사람 나와.. 죽는다..)

-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(하아... 넘나재밌는 책. 절절한 사랑과 인생 이야기)

- 가난을 엄벌하다 (무서운 현실을 일깨워주는 책. 정말 훌륭한 책)

-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(여자만 페미니스트가 되야하는게 아니라는 걸 일깨워주는)

- 여자들의 사상 (역시 세상엔 머리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)

- 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 (독서모임에 작가님이 탄생하셨다)

-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(노오력을 해야하는 세상이 당연한 자기의 세계라고 생각하는 젊은애들이 그 세계를 깨길)

- 인터랙티브 디벨로퍼 (예전에 FWA에서 봤던 끝내주는 사이트가 한국사람이 만든거였다니!!)

- 시지프 신화 (1주년을 기념하며 한 번 더. 세상은 부조리하지만 깨어있어야 하며, 치열하게 살고, 삶으로 자기 자신을 증명해나간다면 넌 행복한 시지프찡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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